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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국립박물관


카타르 수도 도하 중심부에 ‘카타르 국립박물관(NMoQ·National Museum of Qatar)’이 2019년 3월 27일 화려하게 개관했습니다. 건물은 직선, 직각이 거의 없는 기하학적인 형태로 건축계 스타 장 누벨이 ‘사막의 장미(Desert Rose)’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습니다. 사막 장미는 모래와 미네랄이 엉켜 장미 모양의 결정체로 굳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드물게 발생해 ‘행운의 상징’으로도 알려졌습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 신축공사는 전 국왕의 생가이자 올드 팰리스(Old Palace)라고 불리는 약 13만50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4만6596㎡ 규모의 박물관을 건립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발주처는 카타르 박물관청으로 현대건설은 라스라판 C IWPP 프로젝트,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공사, 하마드 메디컬시티 2단계 공사 등 그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기술력을 토대로 2011년 9월 4억3400만 달러(약 47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착공한 현장은 ▶2013년 4월 터파기 ▶6월 골조 공사 ▶2014년 7월 철골 공사 ▶2016년 11월 SSS(Secondary Steel Structure) 공사 ▶2017년 9월 섬유 보강 콘크리트(FRC) 패널 작업 ▶10월 인테리어 공사 ▶2019년 3월 준공 및 개관식 등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 316개의 원형판은 7만6000여 장의 섬유 보강 콘크리트 패널을 조합해 완성했습니다. ]


카타르는 주요 인프라 구축 시 외형 요소보다는 창의적 예술성, 디자인 등 질적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인지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일반적인 건축물과는 그 모습이 확연히 다릅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곡선으로 이뤄진 건물 외관입니다. 316개에 달하는 원형판(Disk)이 뒤섞이고 맞물리며 만들어낸 독특한 형태입니다.

현장은 철골로 사막 장미 모양의 구조체를 세운 뒤 7만 6000여 장의 섬유 보강 콘크리트(FRC·Fiber Reinforced Concrete) 패널을 원형판에 끼워 맞췄습니다. 꽃잎 하나를 완성하는데 4개월 이상 소요될 만큼 정교한 기술을 요구하는 작업이었습니다. 현장 관계자는 “FRC 패널을 조립하는 일은 마치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았다”면서 “섞여서 헷갈리지 않도록 패널마다 바코드를 부착했고 바코드를 찍으면 몇 번 원형판에 어느 부분인지 추적·관리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내부내부 

[ 박물관 내부. 비정형 벽체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정형 건축물을 짓는 프로젝트인 만큼 첨단 공법도 적용됐습니다. 세계 최초로 3차원 빌딩정보시스템(3D BIM·3 Dimension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건축 전 과정에 도입한 것입니다. 현장 직원들은 3차원으로 그려진 건물 모형을 통해 설계 도면의 오류를 미리 파악하고 실제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했습니다. 또 시공 오차를 줄이고자 본 공사 전 실제 건축물을 3분의 1 크기로 축소한 사전건축물(Mock-up)을 제작한 뒤 각종 품질 검사를 실시했습니다. 덕분에 현장은 기술적·구조적 문제를 미리 타개할 수 있었습니다.


3D BIM 도입[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정형 건축물을 짓기 위해 현대건설은 세계 최초로 3D BIM을 건축 전 과정에 도입했습니다. ]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그야말로 험난했습니다. 공사 초기 현장 차수벽 중 일부가 미완성된 채로 발주돼 해수가 유입되는가 하면, 협력사들이 기술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공사를 포기하는 등 시급한 상황들이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발주처의 지속적인 설계 변경, 여름철에는 50도를 웃도는 날씨 등도 원활한 공사 진행을 방해하는 요소였습니다.
4000여 명에 이르는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등 다국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현장은 안전보건 관련 표지 등을 다국적 언어로 번역해 게시하고, 안전작업 지시에 있어 가장 큰 몫을 담당하는 HSE 직원을 인도인, 방글라데시인으로 고루 배치했습니다. 안전교육 영상자료 역시 근로자의 모국어로 제작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해결했습니다. 철저한 안전관리 덕분에 현장은 무재해 2000만 시간을 달성했습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카타르 정부가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온 문화 프로젝트로, 박물관 내부는 총 12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시장마다 카타르의 사막, 바다, 오일&가스 등과 같은 테마를 갖고 있으며 건물 내벽에는 화려한 영상물들이 상영될 계획입니다. 개관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중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찾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시공이 까다로운 비정형 건축물을 완벽하게 준공해 발주처의 신임을 얻었다”며 “이 포트폴리오를 통해 향후 카타르에서 발주되는 사회 기반시설, 의료·교육 인프라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시공 자체가 위대한 도전’이라 불렸던 카타르 국립박물관. 현대건설은 이번 준공으로 현대건설에 불가능이란 없음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