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석유화학 산업의 산실인 울산에서 현대건설의 기술력으로, 새로운 에너지의 심장이라 불리는 '샤힌 프로젝트'가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사업비 규모만 9조 2,000억 원. 국내 석유화학 투자 사상 최대이자 글로벌 플랜트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갈 샤힌(Shaheen, 아랍어 ‘매’) 프로젝트는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의 현장입니다. 땀과 기술, 그리고 혁신이 만들어낸 현대건설의 새로운 역사 속으로 지금 출발하겠습니다.
에너지 혁신을 이끄는 샤힌 프로젝트
울산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산업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이중에서도 온산국가산업단지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핵심 기지로, 최신 설비와 역동성을 자랑합니다. 이곳에 국내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복합단지 건설 사업인 ‘샤힌 프로젝트’가 한창입니다. 이 공사는 석유화학의 핵심 기초 유분인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생산하고, 이를 통해 고부가 가치 폴리머 제품을 만드는 미래형 석유화학 단지를 세우는 메가 프로젝트로, 현대건설은 이 거대한 사업에서 설계부터 시공까지 최고의 기술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판도를 바꿀 샤힌 프로젝트
2023년 1월,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축구장 120여 개를 합친 크기로 무려 88만㎡ 부지에 시작된 샤힌 프로젝트는 오는 2026년 상반기 기계적 완공을 목표로 숨 가쁘게 달려가고 있습니다. 전체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배관만 약 1,488km로 서울에서 부산을 2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에 달하고, 기계 장비는 약 13만 톤으로 타이타닉호 3척의 무게와 맞먹습니다. 프로젝트는 크게 PKG-1, PKG-2, PKG-3의 세 개 구역으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현대건설은 이 중 핵심인 PKG-1 구역의 주간사로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습니다.
[ PKG-1은 TC2C(원유를 직접 석유화학 원료로 전환하는 시설), 유틸리티&오프사이트, 스팀 크래커(에틸렌 생산시설) 구역으로 구성됩니다 ]
샤힌 프로젝트는 대한민국 경제에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단순한 플랜트 건설을 넘어 연간 180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단일 설비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석유화학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건설하는 심장부, 세계 최대 스팀 크래커
현대건설이 주간사로 참여하고 있는 PKG-1 구역은 샤힌 프로젝트의 핵심이자, 석유화학 기초 유분을 생산하는 심장부입니다. 이곳에는 나프타(Naphtha)와 LPG 등 다양한 원료를 고온으로 열분해하여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을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Steam Cracker)’가 건설됩니다.
[ 스팀 크래커의 핵심 장치인 크래킹 히터. 현대건설은 가로 약 10m, 세로 40m, 높이 68m, 무게 3,200톤에 달하는 크래킹 히터를 모듈로 제작해 현장에 설치하고 있습니다 ]
이 기기의 핵심 장치인 ‘크래킹 히터(Cracking Heater)’는 총 10기로, 한 개당 가로 약 10m, 세로 40m, 높이 68m, 무게 3,200톤의 초대형 크기를 자랑합니다. 현대건설은 크래킹 히터를 모듈(Module) 형태로 제작해, 현장 설치 일정 단축 및 품질 관리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크래킹 히터는 부품 수가 많고 크기 또한 매우 커, 일반적으로는 현장에서 하나하나 조립하는 방식으로 설치됩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이런 복잡한 장비를 하나씩 현장에서 조립하지 않고, 두 기씩 묶어 ‘모듈’ 형태로 미리 제작하는 방식을 적용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히터의 가장 핵심적인 부위인 복사 가열로(Radiant Section)까지 포함해 모듈화한 사례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드뭅니다. 이는 대형 구조물을 정밀하게 제작하고, 이를 현장까지 안전하게 운반·설치할 수 있는 현대건설의 고도화된 기술력과 시공 관리 역량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이렇게 사전 제작된 모듈을 해상 운송으로 현장에 옮긴 뒤, 정교한 설치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도착한 모듈은 수천 톤 규모의 철골 구조물과 함께 순차적으로 조립되며, 동시에 크래킹 히터의 심장 역할을 하는 코일, 버너, 튜브, 스팀 드럼 등 주요 기기들을 내부에 정밀하게 설치합니다. 특히 고온의 화염을 만들어내는 버너와, 열을 전달하는 튜브의 연결은 모든 플랜트 설비에 생명을 불어넣는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완성된 스팀 크래커에서는 연간 에틸렌 180만 톤, 프로필렌 77만 톤 등 대규모 석유화학 원료가 생산될 예정이며, 이는 고부가가치 폴리머 제품 생산의 기반이 될 전망입니다.
샤힌 프로젝트 현장에 세워진 국내 최대 규모의 올레핀 생산 거탑
지난 3월, 샤힌 프로젝트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벅찬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올레핀 생산의 상징적 타워인 프로필렌 분리타워(Propylene Fractionator)를 현대건설의 기술력으로 성공적으로 설치한 것이죠. 직경 8.5m, 무게 2,370톤, 높이 118m의 분리타워는 국내 석유화학 설비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중량물로 꼽힙니다. 이처럼 초대형 타워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특수 장비와 정밀한 세그먼트 조립 등 세심한 계획이 필요했습니다. 현대건설은 3D 스캐닝 기술로 운송 경로와 위험 요소를 꼼꼼히 분석한 끝에, 일반 도로로 이 거대한 구조물을 안전하게 운송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 현대건설은 아파트 50층 높이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프로필렌 분리타워를 성공적으로 설치했습니다 ]
특히 아파트 50층 높이에 맞먹는 이 대형 타워를 단단하게 설치하는 일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정유·화학 플랜트나 발전소 현장에서 수백~수천 톤에 달하는 초고중량 장비를 들어올릴 때 사용하는 특수 시스템, TLS(Tower Lifting System)를 적용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하부 프레임(Lower Frame), 중간 프레임(Middle Frame), 상부 프레임(Top Frame), 무거운 구조물을 천천히 끌어올리는 장치인 스트랜드 잭(Strand Jack)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여기에 특수 제작된 그로멧 와이어 훅(Grommet Wire Hook)을 이용해 분리된 타워를 단단히 고정한 뒤, 750톤급 크롤러 크레인(Crawler Crane)을 투입해 이 초대형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인양했습니다. 단 14시간 만에 이 초대형 타워를 설치하는 순간, 현장 임직원들은 오랜 준비와 도전 끝에 이뤄낸 성취의 기쁨을 함께 나눴습니다.
현대건설의 설계·시공 역량과 혁신적인 첨단 기술의 융합
플랜트 공사는 토목, 건축, 기계, 배관, 철골, 설비, 전기, 계장, 시운전 등 다양한 공종이 동시에 진행됩니다. 특히 샤힌 프로젝트처럼 협소한 부지에 설비가 빽빽이 들어선 현장에서는, 각 공종이 맞닿는 다양한 접점에서 긴밀한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생산을 책임질 메인 프로세스 공장 가동을 위해서는 각종 유틸리티(공업용수, 증기, 공기, 전기, 연료가스 등)가 먼저 확보돼야 하므로, 설비별 시공 순서도 달라집니다. 적기에 품질 높은 시공을 구현하려면, 정확한 설계와 신속한 구매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현대건설은 다년간의 프로젝트 관리 경험과 첨단 설계 조정 시스템을 융합해, 복잡한 현장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샤힌 프로젝트는 첨단 스마트 기술의 실증 무대이기도 합니다. 좁은 부지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파이프랙(Piperack) 부분을 모듈화하는 방식을 적용했으며, AWP(Advanced Work Package) 기술을 통해 시공계획 수립, 자재 및 설계 데이터, 선행 공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AWP는 IWP(Installation Work Package) 기반의 시공계획부터 자재 및 설계 정보, 그리고 선행 공종까지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관리 시스템입니다. 이 관리 체계는 전용 프로그램과 3D 모델을 연동하여, 시공 진행 상황과 투입 가능한 물량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해 줍니다. 덕분에 공정 지연이나 간섭 가능성도 사전에 파악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현재 현장의 공정률은 63%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기계적 완공을 거쳐 상업 가동에 들어가게 되면 석유화학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을 대량 생산하여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최대 1만 7,000여 명의 고용창출과 지역 건설업계에 경제 활성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주도하는 이 초대형 프로젝트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효율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바랍니다.
Q 에틸렌 플랜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에틸렌 플랜트는 석유화학의 쌀에 해당하는 기초 유분을 만드는 공장입니다. 모든 석유화학공장은 기본적으로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기반으로 제품을 생산하게 됩니다. 에틸렌 플랜트는 석유화학 공장의 안정적인 원료 공급처인 셈이죠. 더욱이 에틸렌은 다양한 석유화학 제품에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범용 소재로 시장 수요가 큰 산물입니다.
Q 어려운 공정 중 기억에 남는 사례에 대해 들려주세요.
A 118m 높이의 프로필렌 분리타워 운송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일반 도로를 통해 운송하는 계획에 대해 발주처의 우려가 컸지만, 3D 스캐닝 시뮬레이션을 통해 안전성을 입증하고 성공적으로 운송과 설치를 완료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는 현대건설의 기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내년 6월 완공을 위해 가장 유념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A 현재 공정률은 63%를 넘어섰고, 이제 핵심 설비들의 설치와 배관, 전기 계장 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남은 기간 동안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최고의 품질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많은 이들이 관심과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