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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건설 백과사전 VoI.06] 로봇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이유, SLAM

2023.05.23 4min 25sec

움직이는 로봇의 필수 지도! SLAM


Vol.06 스마트 건설 백과사전.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는 이유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사람이 운전을 하고 길을 찾을 때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것처럼, 로봇 역시 이동을 위해서는 지도가 필요합니다.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주변 환경을 알아서 파악해 도로를 주행하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청소할 구역을 지정해 스스로 청소하는 로봇 청소기 모두 현 위치 인식과 주행에 필요한 지도가 있기에 가능한 것인데요. 이렇게 로봇이 필요한 지도를 만들고, 지도 내에서 자기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이라고 합니다. SLAM은 최근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 호텔에서 사용되는 실내 배송로봇, 무인 경비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키워드인 자율 주행의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습니다.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이란?


SLAM은 ‘동시적 위치 추정 및 지도 작성’이라는 어려운 말로도 불리는데요. 쉽게 설명하면 로봇이 움직이면서 주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간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위치 추정(localization)과 주변 환경에 대한 지도를 만드는 지도 작성(mapping) 두 기능을 하는 것을 지칭합니다. 위치 추정과 지도 작성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은 논의처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위치 추정을 위해서는 지도가 있어야 하고, 지도를 구축하려면 위치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알고리즘이 바로 SLAM입니다.


01. SLAM이란 무엇일까? SLAM 로봇이 자산의 위치를 파악함과 동시에 정확한 지도를 작성하는 기술. 위치 추정(Localization) 주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 지도 작성(mapping) 주변 환경에 대한 지도를 만드는 것.


1980년대 처음 등장한 SLAM은 컴퓨터 연산 능력과 센서 성능이 높아지고, 계산 과정을 최적화하는 알고리즘이 개발되면서 점차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주로 자율주행 차량, 실내 드론, 실내 주행로봇 등을 위한 정밀한 지도 작성과 위치 파악에 쓰이는데요. 이 가운데 자율주행은 SLAM 기술에 자동화된 경로 계획(path planning)과 동작 제어(motion control) 기술이 결합된 것으로 SLAM의 상위 기술에 속합니다.



SLAM과 로보틱스 관계는?


로보틱스(Robotics)는 ‘로봇’과 ‘테크닉스’의 합성어로 실생활을 보조하거나 대신 수행하는 로봇을 설계, 제작하는 기술을 통칭합니다. 웨어러블 로봇, AI 로봇 등이 로보틱스 분야에 속하는데요, 산업 현장에서 사람을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산업 자동화부터 의료·군사·우주 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02. SLAM과 로보틱스 상관관계. 로보틱스(Robotics)란 실생활을 보조하거나 대신 수행하는 로봇을 설계 제작하는 기술. 산업용 로봇은 제조 등 산업을 위해 고정된 상태로 사용하는 로봇. 서비스용 로봇은 일상생활, 특수목적으로 사용되는 로봇. 이동이 필요한 서비스용 로봇은 SLAM 기술 필요


특히, 산업 자동화를 위해 고정된 채로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Industrial Robot) 외에 일상생활이나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서비스용 로봇(Service Robot)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로보틱스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 중입니다. 이 가운데 SLAM 기술은 로봇이 한자리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이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SLAM이 필요한 이유


사람이 어느 장소로 이동할 때 무의식적으로 주변 환경을 보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듯 로봇 역시 특정한 위치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SLAM 기술이 적용됩니다. 불특정한 환경에서 로봇이 자율적으로 이동하면서 물체를 인식하고, 추적, 경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죠.


03.SLAM이 필요한 이유 일반드론은 야외 비행 시 GPS 등 외부 신호로 위치 측정. GPS 신호가 제한된 실내, 지하공간에서는 사용이 어려움. SLAM 기반 드론은 주변 공간을 인식해 스스로 경로를 계획. 실내, 지하공간에서도 위치 파악 가능


예를 들어 로봇 청소기에 SLAM 기술이 탑재되지 않았다면 집 내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쌓을 수 없어 청소할 때마다 무작위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요. 이 때 SLAM 기술을 활용하면 로봇 청소기가 주변 공간을 인식하고, 그 후 로봇이 인식한 공간 안에서 경로를 계획해 청소합니다. 드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야외 비행 시에는 GPS 등 외부 신호를 활용해서 위치를 측정하지만 GPS 신호가 제한되거나 수신할 수 없는 실내 공간이나 지하에서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SLAM 기술이 필수입니다.



Online SLAM vs Offline SLAM


04.online SLAM vs offline SLAM 신속 online SLAM 실시간으로 지도를 만들고, 현재 로봇의 위치만 추정할 수 있는 기술 vs 정확 offline SLAM 이동하면서 센서 데이터를 모두 얻은 후 전체 이동 경로를 추정하고 지도를 작성하는 기술



SLAM은 이동 경로에 대한 정보를 얻어 실시간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크게 ‘온라인(Online) SLAM’과 ‘오프라인(Offline) SLAM’ 2가지로 나뉩니다. 온라인 SLAM은 현재 로봇의 위치만 추정할 수 있는 지도 작성을 빠르게 반복하여 생성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반면 오프라인 SLAM은 이동하면서 센서 데이터를 모두 얻은 후 전체의 이동 경로를 추정하고 이를 지도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로봇이 이전에 방문했던 위치에 다시 돌아오게 될 때, 같은 위치인 것을 인지하고 지금까지의 누적된 오류를 재조정하는 ‘루프 결합(Loop closure) 기술’이 더해진 것이죠. 실시간 활용이 가능한 온라인 SLAM과 지도의 정확성이 높은 오프라인 SLAM을 로봇의 활용도에 맞게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율주행 차량부터 물류창고 관리하는 로봇까지! SLAM 사례


낯설게만 느껴지는 SLAM은 실제로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자율주행 차량, 물류창고 재고관리, 건설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해외에서는 월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사가 매장의 재고 관리나 물류 관리를 위해 SLAM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미국 스타트업 기업인 코버스 로보틱스(Corvus Robotics)도 자율주행 드론 로봇인 코버스 원(Corvus One)을 개발했습니다. 코버스 원은 영상 센서 등을 이용해 물류창고 내 경로를 설정해 비행하고, 내재된 지도를 바탕으로 선반과 물품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효율적으로 재고 관리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부분의 물류창고들은 재고관리를 위해 전담인력을 고용하기 마련인데, 드론 로봇을 활용하면 사람들이 창고를 돌아다니며 일일이 물건의 바코드를 찍을 필요가 없이 높이 쌓아둔 창고의 물품도 빠르게 체크가 가능합니다. 


로보라이드 시범 서비스 RoboRide 아이오닉5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량 로보라이드를 개발. 시범서비스를 통해 레벨4 자율주행차가 복잡한 교통환경에서 안전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고도화. 레이다Radar 라이다LiDAR 등 센서+SLAM 기술이 접목


현재 SLAM 기술이 적극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자율주행 차량입니다. 자율주행은 기술 수준에 따라 0~5단계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레벨 4단계는 운전자의 개입이 거의 없이 대부분 자율적으로 주행을 할 수 있는 단계를 지칭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주변 환경을 3D 지도로 생성할 수 있는 SLAM 기술이 필수적인데요,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2022년 서울 일부 지역에서 자율주행 4단계 기술을 적용한 카헤일링 시범 서비스인 ‘로보라이드(RoboRide)’의 실증을 진행했으며, 공사 구간 등 일부 구간에 대해 Offline 슬램 기술을 우선 적용 예정입니다. 


시범 서비스에서는 자동차의 자율주행을 위해 카메라, 레이다(Radar), LiDAR(Laser induced detection and ranging)* 등의 고해상도 센서가 활용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주변의 건물을 인식하고, 정밀 지도와 대조하면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자동차의 주행을 돕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시범 서비스를 통해 자율주행차량이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도 안전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라이더): 전파에 가까운 성질을 가진 레이저 광선을 사용해 개발한 레이더.



현대건설의 SLAM 기술력은?


SLAM 기술은 이제 영역을 넓혀 건설산업에서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동화, 로봇화로 사람의 일을 대체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로봇이 하는 식인데요, 덕분에 거대한 규모나 예상 외의 환경으로 정밀성을 기하기 힘들었던 시공 현장에 안전과 품질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공사현장은 제조업 공장처럼 고정된 공간이 아니라 인력·자재·장비 등이 수시로 움직이는 혼잡한 환경이기 때문이죠. 때문에 공사상황·작업공간·수행임무 등이 매번 다른 현장 정보를 자율적으로 수집·판단해 수행하는 로봇기술이 요구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다양한 로보틱스 기술 가운데서도 특히 SLAM은 건설 현장의 환경 정보를 구축하고 위치를 파악한다는 점에서 미래 자동화 기술의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러한 흐름에 맞춰 국내 건설 로보틱스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SLAM 알고리즘을 건설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무인 순찰 로봇 SLAM 자율주행 위치 인식+거리측정기술 LiDAR 적용. 건설현장을 자율주행하며 모니터링. 현장 위험 요인, 현장 근무 인원, 현장 주변 레이저 스캐닝, 3D 형상의 데이터 등 정보수집 및 원격제어 관리


현대건설이 현장에 시범적용 중인 가장 대표적인 로봇은 무인 순찰로봇인 SPOT과 UGV입니다. 이들 로봇은 현장을 자율적으로 주행하면서 사진이나 3D 형상 스캐닝 데이터, 환경 데이터 등을 수집해 위험 요인을 파악하고, 원격제어 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이상 작업상황에 바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SPOT과 UGV에는 LiDAR를 활용하는 SLAM 기술이 적용되어 복잡하고 위험한 건설 현장에서도 안정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4족 보행 로봇인 SPOT은 LiDAR, 레이저 스캐너, 360도 카메라를 달아 무인 측량, 원격 현장 모니터링에 활용하고 있는데요. 현장에서 사람이 가기 힘든 좁은 공간이나 사각지대까지 이동할 수 있어 효율적입니다. 로봇 개발 회사인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 Dynamics)는 SPOT에 최신 SLAM 기술을 탑재해 더욱 뛰어난 기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시공로봇 SLAM 기반 자율주행+AI비전(객체 자동인식) 적용. 사람을 대신해 어려운 시공 작업을 대체하는 로봇. 천장드릴 타공, 페인트, 용접 작업 등에 적용


사람이 하기 어려운 작업을 대신할 수 있는 시공 로봇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현대건설이 개발한 시공 로봇은 SLAM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로 대략적인 작업 위치로 이동한 후 AI 비전 기술로 작업점을 맞춰 처리합니다. 예를 들어 천장 드릴 타공 작업을 사람이 한다면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리프트에 올라가서 힘들게 작업해야 하지만 시공 로봇은 리프트가 천장과 가까워지면 센서를 이용해 스스로 목표 작업점을 찾고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죠. 효율성은 물론 근로자의 안전 확보에도 유용한 것이 장점입니다. 


이와 같은 노력으로 현대건설은 2021년 건설기술 공모전 ‘스마트 건설 챌린지 2021’의 로보틱스 부문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현대건설 기술연구원에서 자체 개발한 시공 로봇 기술이 인정을 받은 것이죠. 특히 건설 현장의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단순 반복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려는 노력은 물론 SLAM을 활용한 자율주행과 AI 비전 안전 감지 기술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생산성이 중요한 건설산업에서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과 정확한 시공이 가능한 로봇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특히 현장에서 실내 무인 드론과 같은 로봇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SLAM 기술도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건설 로보틱스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노력해온 현대건설! 그동안 쌓인 로보틱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SLAM 기반의 현장용 로봇 기술을 한 단계 도약시킬 미래 건설 현장의 모습을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