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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선보이는 ‘스마트 건설기술’의 현주소… ‘디지털 트윈’ 시대의 단면을 엿보다

2022.05.11 3min 34sec

현대건설 터널/스마트건설 기술시연회 취재기

본사-현장의 원격협업, 무인화 기술까지... ‘건설의 미래’를 확인하다


현대건설의 스마트 건설기술이 더욱 진화했습니다. 현대건설은 2020년부터 스마트건설 기술시연회, 건설 로보틱스 시연회 등을 개최하며 건설의 미래상을 제시해 왔습니다. 4월 7일 진행된 기술시연회는 지난 10여 년간 건설의 미래를 고민해 온 현대건설의 결실이 오롯이 담겼습니다. 현실 세계의 건설현장, 중장비를 가상세계에 구현하고, 본사와 현장이 실시간으로 협업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포함한 23개의 디지털 기술과 최첨단 터널 기술까지 두루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현대건설이 ‘2022년 현대건설 터널/스마트건설 기술시연회’를 개최했다. (좌측) TBM VR 체험 (우측) 현대건설 직원들이 로봇 `Spot`을 조종하고 있다.


미래 건설기술에 들뜬 기술시연회

계동 본사에서 경기도 파주시 방화리길 방향으로 1시간 가량 달리자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니는 원격 드론 한 대가 눈에 띕니다. 드론을 따라 도착한 곳은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 간 건설공사 제2공구 현장. 이곳은 현대건설의 스마트 터널 혁신현장이자 ‘2022년 현대건설 터널/스마트건설 기술시연회’가 열리는 장소입니다. 현대건설은 사업본부별로 공종에 따라 스마트 혁신현장을 운영 중이며, 토목사업본부는 스마트 터널·항만·교량·토공 등으로 나눠 혁신현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현대건설 취재진은 기술시연회를 보다 꼼꼼하게 참관할 수 있었는데요. 개막에 앞서 눈에 띈 것은 현대자동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로봇 ‘스팟(Spot)’과 무인 지상 차량 ‘UGV(Unmanned Ground Vehicle)’. 라이다(LiDAR), 레이저 스캐너, 360도 카메라 같은 기기를 달아 무인 측량, 현장 안전 패트롤, 원격 현장 모니터링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무인화 로봇입니다. 원격조종에 따라 스팟과 UGV가 움직이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특히 ‘로봇 강아지’라고도 불리는 스팟이 스스로 장애물을 인식해 피하거나 멈추는 모습을 보면서 반려동물에 이어 반려로봇이 일상에 자리 잡는 날이 머지 않은 듯했죠.

다음으로 걸음을 옮긴 곳은 ‘스마트글래스’ 부스입니다. ‘AR 홀로렌즈’를 쓰자 눈앞에 매뉴얼과 두 손이 그래픽 형태로 떠올랐습니다. 디지털 손으로 내비게이트 항목을 클릭하니 시연회 장소가 순식간에 김포~파주 간 건설공사 2공구 현장의 종점부로 바뀐 것 같았습니다. 디지털 세상 속에서는 실제 건설현장의 골조와 3D BIM 모델링 화면이 겹쳐 보였죠. 궁금한 부분을 디지털 손으로 터치하자 자재와 규격, 이력 등의 항목이 상세하게 표시됐습니다. 스마트글래스를 사용하면 계동 사무실의 직원과 현장에 있는 직원이 원격으로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상. 홀로렌즈를 통해 3D 가상 시공물과 실제 공사 상황을 비교하며 시공할 수 있어 세밀한 품질관리가 가능해집니다. 부스 관계자는 “홀로렌즈를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가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MR·Mixed Reality)을 경험할 수 있다”며 “현대건설이 건설업의 ‘디지털 트윈’ 시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R 홀로렌즈를 체험하고 있는 참가자.ㅍ

‘AR 홀로렌즈'를 체험하고 있는 참가자. ]


스마트글래스를 쓰면 실제 건설 현장의 골조와 3D BIM 모델링 화면이 겹쳐 보인다.

[스마트글래스를 쓰면 실제 건설 현장의 골조와 3D BIM 모델링 화면이 겹쳐 보입니다. ]



3D로 입체화한 가상현실 … 스마트건설 실현

정오가 지나자 언론사 취재진과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김기범 본부장, 한국도로공사 R&D본부 김유복 본부장, 스마트건설사업단 조성민 단장을 비롯해 스마트건설 관련 주요 정부부처 및 산학연 관계자들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현장 내 한강터널 홍보관 안팎에 설치된 부스를 둘러보며 현대건설이 선보일 스마트건설의 청사진이 기대된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현대건설 및 정부부처와 산학연 관계자들이 기술시연회를 둘러보고 있다.

현대건설 및 정부부처와 산학연 관계자들이 기술시연회를 둘러보고 있습니다. ]


드디어 행사 시작, 이날은 터널·스마트건설 기술발표와 관련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술시연회, TBM(Tunnel Boring Machine) 제작장 및 현장 견학 순으로 진행됐습니다. 개막을 알린 김기범 본부장은 “생산성·품질·안전 등 건설업계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스마트화”라며 “꾸준히 연구한 기술을 각 분야 전문가와 공유해 건설업계의 발전을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술발표회에서는 조성민 단장이 “글로벌 건설시장은 스마트건설로 급변하고 있다”면서 “데이터의 규격화, 통합화에서 더 나아가 기술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토목사업본부 터널사업지원팀 주광수 팀장과 토목경쟁력추진팀 이성표 팀장이 현대건설의 터널 기술과 스마트 건설기술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어진 기술시연회는 자유 관람으로 진행됐습니다. 참가자들의 이목을 가장 먼저 집중시킨 곳은 ‘터널속으로’라는 이름의 TBM 전시관. 전시관은 3면의 흰 벽이 있는 12㎡의 작고 평범한 방입니다. 천장에 프로젝터가 달려 있었지만, 디지털 기술이라고 느낄 만한 요소는 보이진 않았죠. 다른 참가자들 역시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며 앉아있었습니다. 그러나 영상이 재생되자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평범한 방은 초대형 TBM의 내부처럼 느껴졌고, 장비 속에서 터널 굴착을 지켜보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주었습니다. 이처럼 극대화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장비도면을 3D로 입체화해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로 만든 덕분입니다. TBM 전시 옆에는 VR 기기로 TBM 내부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안내 직원은 “특수 장비인 TBM의 시공 단계를 VR 시뮬레이터로 구축한 덕분에 모든 시공 과정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면서 “몰입형 안전교육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TBM 전시관. 장비도면을 3D로 입체화해 가상현실로 만든 덕분에 극대화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TBM 전시관. 장비도면을 3D로 입체화해 가상현실로 만든 덕분에 극대화된 공간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한강터널 홍보관에서 TBM 모형을 보고 있는 참가자들.

한강터널 홍보관에서 TBM 모형을 보고 있는 참가자들. ]


이날은 본사와 현장이 원격으로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이 대거 소개됐습니다. 참가자들은 현대건설이 개발한 BIM 기반의 디지털 현황판 ‘HIBoard(Hyundai IoT Smart Dash-Board)’를 터치하며 TBM 추적, PC 부재 이력관리, 실적 비교 등 현장 운영에 대한 모든 정보를 확인했습니다. 이 정보들은 본사에서 현장들을 통합관리할 수 있도록 ‘HOC(Head Office Control)룸’과 실시간으로 연동됩니다.



국내 최초 한강 하저 통과 도로 터널… 전 구간 무선 데이터 통신 구축

현장 견학은 안병철 현장소장의 안내에 따라 진행됐습니다. 한강터널 홍보관 앞에서 버스를 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망망대지(茫茫大地)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 간 건설공사 2공구는 왕복 4차로 총연장 6.734km 규모로, 길이 2860m의 터널 공사가 포함된 프로젝트인데요. 국내 최초로 한강 하저를 통과하는 도로 터널이어서 ‘한강터널 현장’이라고도 불립니다.


TBM 제작장 모습. 기술시연회가 열린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 간 건설공사 제2공구 현장의 터널 공사에는 직경 14m, 연장 125m, 총중량 3200t에 달하는 대구경 TBM이 사용된다.

TBM 제작장 모습. 기술시연회가 열린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 간 건설공사 제2공구 현장의 터널 공사에는 직경 14m, 연장 125m, 총중량 3200t에 달하는 대구경 TBM이 사용됩니다. ]


공정률은 18.25%로 현재 터널 굴착을 위해 가시설 조성 공정을 진행 중입니다. 터널 공사에는 국내 최대이자 해외에서도 시공 사례가 흔치 않은 직경 14m, 연장 125m, 총중량 3200t에 달하는 대(大)구경 TBM이 사용됩니다. 안 소장은 “최대 대기의 5배에 이르는 고수압 환경과 흙, 모래, 암반 등이 뒤섞인 복합지반의 특수성을 고려해 안전성이 높은 ‘이수 가압식 실드 TBM 공법’으로 시공한다”면서 “터널 굴착부터 구조체 시공, 토사 배출까지 전 과정이 기계식 자동화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공사가 한창이라는 설명과 달리 현장에는 중장비만이 바삐 움직일 뿐 근로자는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현장 관계자는 “작업 전 과정이 무인화·기계화된 덕분”이라며 “같은 규모 토목 현장의 피크 시 인원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의 수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스마트 터널 혁신현장인 만큼 현장에는 현대건설의 첨단 디지털 기술을 집중시켰습니다. 터널 착공에는 현대건설이 자체 개발한 TBM 통합운영관리시스템 ‘TADAS(TBM 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를 적용합니다. 굴착 데이터와 지반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운전 방법을 제시하는 기술로 공기 단축·원가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안전한 터널 시공을 위해서는 IoT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통합안전관리시스템이 24시간 가동됩니다. 터널 전구간에 원활한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도록 ‘무선 통신 환경’을 구축하고, 빅데이터 기반의 안전 리스크 분석 기술인 ‘AI 재해예측 시스템’, 기술시연회에서 주목받은 무인화 로봇기술과 본사-현장 원격 협업 플랫폼 등도 도입합니다.

‘2022 현대건설 토목/스마트건설 기술시연회’를 취재하며 건설현장의 기계화·자동화가 목전에 와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사전 제작·현장 조립 방식의 시공 형태인 OSC(Off-site Construction) 시스템을 구축하고, ICT 융·복합 기술을 접목해 건설 현장의 완전한 스마트화를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의 스마트화는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데서 더 나아가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날 행사는 현대건설의 디지털 건설기술의 현재뿐 아니라, 더욱 안전해질 건설 산업의 미래까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현대건설이 열어 갈 새로운 건설환경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글=현대건설 홍보실 박현희 / 사진=현대건설 홍보실 이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