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탐방] 경북 동해안을 잇는 꿈의 기찻길, ‘철의 실크로드’ 이뤄질까,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12공구 노반건설 현장 ①

2022.04.08 3min 19sec

아름다운 동해를 품은 열차가 달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프로젝트가 2023년 12월 완전 개통이라는 대단원을 향해 가고 있는 것. 국도가 아니면 닿을 수 없던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여서 지역주민은 물론 국내 여행객들도 크게 반기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전체 17개 공구 중 최장교량 공사가 포함돼 있는 12공구의 노반건설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최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에 안타까움을 전하며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의 개통으로 위축된 울진 경제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국도7호선(울진)을 횡단하는 트러스교 구간인 왕피천고가 전경.

[ 현장 직원들은 최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에 안타까움을 전하며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의 개통으로 위축된 울진 경제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사진은 국도7호선(울진)을 횡단하는 트러스교 구간인 왕피천고가 전경. ]


경북 동해안은 ‘뚜벅이’ 여행객에겐 녹록지 않은 곳입니다. 강원도 대표 관광지인 강릉과 산업·관광도시인 부산 등 동해안의 다른 지역은 오래전부터 고속도로나 철도가 놓여 있었지만, 영덕군과 울진군 등 경북 동해안은 국도가 아니면 닿을 수 없는 오지와 같았습니다.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프로젝트는 국토의 균형발전, 동해안 관광벨트 구축과 더불어 남북 교류협력과 유라시아 국제철도의 기반 마련을 위해 계획됐습니다. 총연장 166.3㎞(19개 역), 총사업비 3조3000억원 상당의 메가 프로젝트로 아래로는 포항~울산을 지나 부산, 위로는 강릉~고성 제진까지 동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종단합니다. 동해선 전 구간이 개통되면 부산부터 북한 나진역, 두만강역에 이르는 남북철도 동해 축이 완성됩니다. 유라시아 대륙 횡단철도 등과 추가로 연결될 경우 부산에서 유럽까지 철도로 이동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더는 꿈이 아닌 현실이 됩니다.


공사 시점 본선 토공 1구간.

[ 공사 시점 본선 토공 1구간. ]


삼박자 두루 갖춰 수주··· 오는 6월 준공 예정
17개 공구로 나뉘어 발주된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프로젝트는 2014년 당시로서는 생소한 종합심사 낙찰제(일명 ‘종심제’)로 진행된 시범사업입니다. 종심제는 300억원 이상의 공공공사에서 공사 수행능력, 가격, 사회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낙찰자를 선정하는 제도. 현대건설은 오랜 토목공사 노하우와 적정가격, 건설인력 고용 기여도, 공정거래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12공구를 단독으로 수주했습니다. 경북 울진군 근남면 산포리~울진읍 온양리 일원을 잇는 12공구는 총연장 7.54㎞, 1317억원 규모로 교량 4개소, 터널 2개소, 정거장 등을 건설하는 사업입니다. 거점 역인 울진역사와 전체 공구 가운데 최장교량인 왕피천고가가 포함돼 있어 당시 주목을 받았습니다.


본선 토공 4구간(울진터널 시점 패널식 옹벽 시공 전경) 

[ 본선 토공 4구간(울진터널 시점 패널식 옹벽 시공 전경) ]


2015년 1월 착공한 12공구의 공기는 준공 예정일인 2022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7년이 훌쩍 넘습니다. 오랜 공사기간은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프로젝트의 다른 공구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2014년 급하게 발주되면서 건설현장의 여건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탓이었죠. 건설사들은 착공 후에야 설계도서 검토를 통해 설계변경 추진 목표를 세울 수 있었고, 이는 현대건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현장 관계자는 “이 외에도 각종 민원과 용지 보상, 문화재 조사 등 여러 이유로 공사가 느리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7년 4월 여러 현안이 해결되며 급물살을 탄 현장은 2018년 12월 교량 설계를 확정짓고 2020년 12월 왕피천고가, 울진고가 설치를 마무리했습니다. 2021년 12월 구조물 및 터널 노반공사를 완료한 후, 올 3월에는 전기·통신 등의 공종을 맡은 타 분야에 노반 인수인계까지 마쳤습니다. 공정률은 95%로 현재 울진역사, 광장 진·출입 도로와 기타 부대공사 등 막바지 작업 중입니다.


악조건 이겨내고 왕피천고가, 울진고가 완성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12공구 노반건설 프로젝트의 난코스는 메인 공사이기도 한 왕피천고가, 울진고가 설치였습니다. 왕피천고가의 트러스교 구간은 길이 108m, 폭 8.4m, 높이 10.6m에 총중량 1132t 규모입니다. 트러스는 강판으로 만들어진 크기가 작은 여러 부재를 삼각형으로 조립한 골조 구조로, 트러스교는 트러스를 연속해 만든 다리를 뜻합니다. 

현대건설은 트러스교 설치에 추진대(일종의 레일)를 이용해 교량을 이동·설치하는 ‘ILM(Incremental Launching Method) 공법’을 사용했습니다. ‘밀어내기 공법’ ‘압출 공법’으로도 불리는 ILM은 교각(교량 하부구조)을 먼저 세우고 그 위에 레일을 깔아 육상에서 제작한 여러 조각의 상부 구조물을 순차적으로 밀어(Launching) 상판을 완성하는 기술입니다. 현장은 국도 7호선(울진)의 차량 흐름을 방해해선 안 된다는 미션과 더불어 세밀하고 안전한 작업을 위해 ILM 작업 시 ‘자동화 계측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각 부재의 변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선형을 정밀하게 조정했고, 전체 공구 중 최장교량이자 국내 단선철도·단일경간 가운데 가장 긴 왕피천고가를 성공적으로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 울진고가의 아치교 구간. ]

[ 울진고가의 아치교 구간. ]


왕피천고가가 ‘단선철도 최장’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면, 울진고가는 여러 악조건을 이겨낸 공사라 의미가 있다. 울진고가의 아치교 구간은 길이 85m로, 산사천이라는 지방천과 지방도 917호(울진)가 교차하는 지점에 건설된 교량이다. 작업부지가 너무도 협소했으나 교통 인프라가 부족한 울진에서 왕복 2차로인 지방도 917호의 역할은 상당한 것이어서 도로를 차단할 수 없었다. 더욱이 산사천은 통수(물이 이동하는 통로) 단면이 부족해 하절기에는 범람하기 일쑤였다.
교량 시공에 흔히 사용하는 크레인 가설 장비(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나 ILM 공법 등을 적용하기 어려울 만큼 공간이 좁은 데다 시공 시점이 장마철인 점도 현장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우리 회사는 ‘안전 최우선’을 실현하고자 헤비 리프팅 시스템(Heavy Lifting System)을 채택했다. 지상에서 제작한 구조물을 들어 올린 후 옆으로 밀어 넣어 교각을 거치하는 이 특수공법 덕분에 현장은 도로 교통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안전성과 시공성까지 두루 높일 수 있었다.


시공이 완료된 남대천고가~고성터널 시점부.

[ 시공이 완료된 남대천고가~고성터널 시점부. ]


‘전 공종 직영공사’라는 또 하나의 도전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12공구가 있는 울진은 ‘교통 오지’로 불립니다. 교통 인프라의 부재는 지역 발전을 더디게 만들었고, 이 점은 현장 진행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착수 시점부터 협력사들이 인력·자재·장비 등의 수급을 어려워했고, 급기야 토공 및 교량 구조물 업체가 공사를 포기한 거죠. 고민 끝에 현장은 전 공종을 직영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직영공사를 통해 안정적인 현장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현장의 사업수행팀·직영작업반 반장·사업지원팀은 수시로 소통했고, 일일·주간 단위의 공정회의를 통해 인력과 장비를 탄력적으로 운영했습니다. 늘어난 업무량만큼 책임감의 무게도 커진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하는 등 원활한 공정 진행을 위해 헌신했습니다. 12공구는 현대건설은 직영공사 파일럿(Pilot) 현장으로서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현장 직원들이 흘린 무수한 땀방울은 회사의 크나큰 자산이 됐습니다.


울진정거장~토공 3구간~울진2교가 한눈에 보입니다

[ 울진정거장~토공 3구간~울진2교가 한눈에 보입니다 ]


현장은 지난 85개월 동안 수많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 왔습니다. 준공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직원들의 투지와 팀워크는 흔들림이 없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동해권 핵심 교통거점 건설에 일조한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안전한 환경에서 최고 품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준공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안전 돋보기
안전관리의 제1 원칙, 기본 잘 지키기!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12공구 노반건설 현장 직원들은 설계변경이 빈번한 종합심사낙찰제 공사의 특성을 고려해 계획단계에서부터 안전에 고려한 공법 선정에 역점을 뒀습니다. 시공성을 향상하고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공 단계를 단축하고, 공종을 단순화하는 등 여러 방법을 모색한 것. 특히 신규·위험 공종이 있을 때 전 직원이 기술회의에 참여해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시공 방법을 개선했습니다. 또 교량 시공에 필수이나 고위험 작업인 복합 양중(자재 등을 운반하거나 드는 것)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사전에 시공 안전·보건관리 계획서를 작성하는 등 작업계획을 충분히 세웠습니다.
직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현장의 안전관리 팁은 기본을 잘 지키는 것. 고소 작업이 필수인 슬래브 거푸집 설치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위해 현장 맞춤형 안전대 걸이를 제작하고, 가로보(메인 거더의 가로 방향) 작업대, 영구 앙카를 활용한 추락 방지 시설 등은 발주처에 우수 안전관리 사례로 선정되며 다른 공구에 전파되기도 했습니다.


글=박현희 / 현장리포터=정승식 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