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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따라 랜선투어] 우주 대스타와 서점 주인의 찐 러브스토리 <노팅 힐> 속 런던

2021.10.14 3min 10sec

우주 대스타와 서점 주인의  찐 러브스토리  <노팅 힐> 속 런던


한창 눈부시게 멋있던 두 배우의 모습을 간직한 영화 <노팅 힐>은 영국의 로맨틱 가이 ‘휴 그랜트’와 활짝 웃는 표정이 매력적인 ‘줄리아 로버츠’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대히트작입니다. 1999년 개봉했지만 지금도 종종 극장가에서 만날 수 있고, OST인 ‘She’도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들려옵니다. 여전히 많은 이에게 회자되는, 따뜻하고도 아름다운 이 영화에는 런던의 풋풋한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죠. 여행을 떠나기 전에 보면 좋은 영화로 자주 손꼽히는 <노팅 힐>, 그 속의 런던을 들여다봅시다.



1999년부터 이어진 로맨틱 무비의 대가!

‘She~ may be the face I can’t forget~’이라는 엘비스 코스텔로의 노래 ‘She’는 첫 소절만 들어도 누구나 알 만큼 유명합니다. 원곡은 프랑스의 국민 가수 샤를 아즈나부르가 1974년에 발표했는데, 당시 영국에서 이 곡의 인기는 어마어마했습니다. 1983년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진행된 송년회 오페라 공연에서 최초로 클래식 가수가 아닌 대중음악 가수가 이 노래를 부른 것이 화제가 될 정도. 그 후 이 노래는 영화 OST로 전 세계를 다시 한번 뒤흔들었습니다. 노래 가사는 영화 속 내용을 그대로 축소해 놓은 듯해 더욱 많은 이의 공감을 받았습니다.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 이름만 들어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대스타들이 주인공을 맡아 시작부터 화제였던 영화 <노팅 힐>은 영국의 런던이 배경입니다. 영국은 유럽에 있는 섬나라로 그레이트브리튼섬(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과 북아일랜드로 이뤄져 있습니다. 인기 소설 ‘해리 포터’의 무대이고, '셜록 홈스'가 탄생한 나라이기도 하죠. 특이하게도 아직까지 왕실이 존재해 여전히 언론에서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도하고, 시민들은 이에 열광하곤 합니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런던은 영국의 수도이자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영화 속 남자 주인공인 휴 그랜트가 사는 곳은 런던의 노팅 힐(Notting Hill)입니다.


노팅 힐과 포토벨로 마켓에서 시작된 그들의 사랑

노팅 힐은 런던 중심가에서 히스로 공항 방향, 중심가를 기준으로 왼편에 자리한 작은 동네입니다. 런던을 대표하는 쇼핑가로 이미 유명했으나 영화가 개봉한 후 찾는 이들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과거에는 이곳이 주변 농가에서 생산된 야채와 곡물을 모으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조용한 주택가이지만 노팅 힐에서 웨스트본까지는 수많은 사람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레스토랑과 카페, 선물가게 등으로 가득해 한가롭게 구경하며 걷기 좋습니다.

주인공 윌리엄 태커(휴 그랜트)는 아내가 바람 나서 이혼하게 된 평범한 남자입니다. 노팅 힐에서 매달 적자가 나고 있는 여행 서점을 운영하면서 괴짜 예술가 친구인 스파이크와 함께 삽니다. 할리우드 인기 스타인 애나 스콧(줄리아 로버츠)은 개봉을 앞둔 영화 홍보 차 런던에 방문했다가 우연히 이 서점에 들러 윌리엄과 인사를 나누게 됩니다. 그녀의 팬이었던 윌리엄은 마냥 흥분 상태. 그 후 길에서 다시 만난 애나와 부딪쳐 옷에 주스를 쏟자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안내해 옷을 갈아입게 합니다. 놀랍게도 애나는 그 자리에서 윌리엄에게 키스를 하고, 비밀을 유지해 달라고 합니다.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거짓말처럼 계속 엇갈리는 둘. 줄다리기를 하는 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흠뻑 빠져 있다가 런던의 아기자기한 풍경에도 반하게 되죠.


평일엔 한가하지만 토요일만 되면 활기가 가득 차는 포토벨로 마켓

평일엔 한가하지만 토요일만 되면 활기가 가득 차는 포토벨로 마켓 ]


그렇게 윌리엄과 애나의 사랑이 시작된 노팅 힐에서는 매주 토요일이면 재미난 마켓이 펼쳐집니다. 1950년대 카리브해에서 이민 온 사람들이 물건을 내다 팔고 음식을 만들어 먹으면서 지금의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Road Market)이 자연스럽게 형성됐습니다. 2㎞ 정도의 거리에 2000여 개 넘는 매장이 일렬로 펼쳐지는 이 시장은 영국 최고의 빈티지 제품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쇼핑을 좋아하거나 예쁜 사진 촬영에 관심 있는 사람, 혹은 빈티지 제품에 열광하는 이들이라면 가보는 것이 좋습니다. 골목을 걷다 보면 발견하는 파란 간판의 ‘The Notting Hill Bookshop’은 영화에 나왔던 그 서점은 아니지만 영화 속 감성을 그대로 살려 현재도 운영 중입니다.


골목을 걷다 보 면 이름이 ‘노팅 힐’인 서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이름이 ‘노팅 힐’인 서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그녀의 호텔이자 기자회견 장소, 더 리츠 런던

윌리엄이 애나를 만나기 위해 호텔로 달려갔다가 매니저에게 들통날까 봐 <말과 사냥개> 잡지 소속 기자라고 둘러대며 그녀를 보호해 주는 장소는 ‘더 리츠 런던(The Ritz London)’입니다. 1906년에 지어져 지금껏 전 세계의 유명 인사나 영국 왕실 사람들이 주로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호텔 로비에서 룸으로 이어지는 공간은 클래식하면서도 럭셔리합니다. 호텔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1층 로비에 위치한 ‘팜 코트(Palm Court)’입니다. 아르데코 양식에 야자수가 늘어서 있어 실내지만 상당히 고급스럽고도 이국적입니다. 술 한잔 즐길 수 있는 바(Bar)로도 운영되지만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건 낮 시간에 운영하는 ‘애프터눈 티’입니다. 영국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문화, 애프터눈 티. 반으로 자른 스콘 위에 클로티드 크림과 딸기 잼을 잔뜩 얹어 홍차와 함께 즐기는 오후의 간식 타임이야말로 영국의 오랜 전통과 문화를 가장 쉽고 맛있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워낙 인기가 많아 두어 달 전부터 예약해야 맛볼 수 있습니다.


앤틱한 화려함이 멋스러운, 유서 깊은  더 리츠 런던 호텔.

앤틱한 화려함이 멋스러운, 유서 깊은 더 리츠 런던 호텔 ]


사랑 싸움을 주고받으며 서로 오해하고 다시 만나기를 반복하던 두 사람. “내가 못되게 굴었지만 다시 받아준다면 영국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는 애나에게 윌리엄은 “그걸 받아들이기엔 내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고 너는 나에게 벅찬 사람이니 거절하겠다”고 합니다. 마음에도 없는 말로 그녀를 밀어냈다가 이내 그녀를 다시 찾아가는 곳이 더 리츠 런던 호텔입니다. 기자회견장에서 곧 영국을 떠날 것이라고 대답하는 애나에게 윌리엄은 다시 기자인 척 질문을 하며 다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합니다. 애나는 답을 정정합니다. “영국에 영원히 머물겠다”고. 결국 그 둘은 한마음이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평범한 사랑을 기다리는 그녀와 특별한 사랑이 두려웠던 그의 훈훈한 러브스토리가 아름답게 그려진 영화. 활기찬 노팅 힐과 포토벨로 마켓, 그리고 화려한 더 리츠 런던을 무대로 다이내믹한 모습을 한껏 보여줘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다가오는 가을, 옆구리가 시리다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운명의 짝을 찾아보기를! 혹시 모르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날 새로운 사랑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말입니다. 



언젠간 떠날 그날을 위해 아껴둔다 ‘영국 여행 팁!’


사치 갤러리, 포트넘앤메이슨


사치 갤러리에 들러보세요~

현대미술품 컬렉터인 찰스 사치가 설립한 갤러리로, 영국의 4대 갤러리 중 한 곳으로 손꼽힐 정도로 유명하죠. 영국의 현대미술을 이야기할 때면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 갤러리에서는 데이미언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 많은 인재가 발굴됐습니다. 8월 13일부터 9월 4일까지는 ‘2021 포커스 아트페어 런던’을 통해 우리나라의 가수이자 화가인 솔비의 ‘케이크’ 작품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런던 여행 선물은 포트넘앤메이슨에서!

1707년 포트넘과 H 메이슨이 런던 피카딜리에 창립한 영국의 홍차 및 식품 브랜드로 영국 왕실과 귀족들에게 홍차와 식료품을 납품하면서 명성을 얻게 됐습니다. 1902년 국왕 에드워드 7세를 위해 만들어진 대표 홍차 ‘로열 블렌드’는 깊고 풍부한 맛과 향 덕분에 지금껏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홍차 외에도 쿠키, 티웨어 등이 선물로 인기가 많고, 매장에서는 애프터눈 티도 판매합니다.


글·사진=루꼴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