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힘차게 도약하는 ‘말의 해’입니다. 현대건설에도 각기 다른 ‘말’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이들이 있습니다. 말(言)로 현장을 누비며 관계를 잇는 통역사, 말(馬)과 함께한 추억을 동력 삼아 성실히 달리는 러너, 그리고 말(午)띠 아이와의 만남을 앞두고 인생의 새로운 장을 여는 예비 부모까지. 저마다의 ‘말’을 타고 각자의 속도로 질주하는 사우들. 지금부터 현대건설의 ‘말’ 많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말(言)로 현장을 잇는 사람
글로벌마케팅팀 최여민 매니저
여권이 먼저 말해준 신입의 1년
글로벌마케팅팀에서 근무 중인 최여민 매니저입니다. 입사한 지 1년을 조금 넘긴 지금, 지난 시간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건 다름 아닌 여권입니다. 지난해 미주 마케팅을 담당했지만 여권 속 미주 국가는 미국 하나뿐. 대신 10개국이 넘는 나라의 스탬프가 빼곡합니다. 출근은 늘 서울에서 하지만 공항이 점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웃음) 낯선 팀 업무에 더해 사내 통번역까지 맡게 되며 예상하지 못했던 출장들이 이어졌습니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순간도 적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밀도 높은 현장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제게는 유난히 진하게 남은 첫해였습니다.
영어 통번역을 전공했지만 처음부터 이 일이 제 길이라고 확신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생각이 바뀐 건 통역장교로 복무하던 시절이었어요. 하와이 진주만 기지에서 열린 6·25 전사자 유해 송환 행사에서 인도태평양사령관 통역을 맡았고, 직계 유가족의 유해를 직접 모시러 온 국군 장교와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제 입을 통해 말이 온전히 전달되자 두 분 모두 눈물을 흘리셨는데요. 그 순간 통역이 단순한 언어 전달을 넘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다는 걸 처음으로 실감했습니다. 그 경험은 지금까지도 제 삶의 방향이 되고 있죠.
출근 1시간 만의 홍콩행
지난 10월 말 출근한 지 한 시간쯤 지났을 때 팀장님께서 갑자기 여권을 가지고 왔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점심 무렵, 저는 홍콩행 비행기에 올라 있었습니다. (웃음) APEC 일정과 맞물려 발주처의 방한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현장은 미팅 장소를 바꾸는 결정을 빠르게 내렸고 일정은 예정대로 이어졌습니다.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저를 제외하고는) 선배님들은 놀라울 만큼 침착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그때 느꼈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에도 서로의 판단을 신뢰하며 답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현대건설의 방식이라는 걸요. ‘해봤어?’의 진짜 의미를 현장에서 배운 순간이었습니다.
새해를 맞은 지금, 거창한 목표보다는 그때 배운 ‘태도’를 먼저 되새깁니다. 흐름을 읽고 동료를 믿는 마음, 어떤 돌발 상황에서도 제 몫의 무게를 감당해내는 책임감 말입니다. 이러한 마음으로, 단순한 언어 전달을 넘어 말 뒤에 숨은 맥락과 사람 사이의 온도까지 전하는 ‘사람 통역사’로 꾸준히 성장하고 싶습니다.
말(馬)과 함께 자란 시간, 말(馬)처럼 일하는 태도
건축주택경영지원팀 오양가 매니저
초원에서 말과 함께 배운 첫 번째 언어, 기다림
안녕하세요. 건축주택경영지원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뭉흐바야르 오양가 매니저입니다. 몽골의 수도에서 자랐지만, 방학이 되면 지방에서 목축업을 하시던 친척 댁에 머물며 말을 가까이서 접하곤 했습니다. 서른 마리 안팎의 말을 함께 관리하며, 말들이 초원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고 지낼 수 있도록 이동을 돕고 하루하루 상태를 살피는 일이 제 몫이었습니다.
유목민들과 함께 말을 타고 가축을 몰며 하루의 여정을 함께하기도 했는데요. 유목의 이동은 정해진 목적지를 향한 여정이 아니라, 계절과 초원의 상태에 따라 가축이 먹을 풀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방식입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자연의 흐름을 살피고, 때를 기다리는 법을 몸으로 배웠죠.
이후에는 한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승마 체험에서 가이드를 맡아, 말과 사람 모두가 안전한 상태에서 체험이 진행되도록 도왔습니다. 승마가 처음인 분들이 많다 보니, 말 위에서는 큰 소리를 내지 말 것, 갑작스러운 움직임은 피할 것, 그리고 몽골에서는 말을 왼쪽에서만 접근하고 타야 한다는 기본적인 안내는 지금도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웃음)
흐름을 읽는 속도, 일을 대하는 방식
말은 예민한 동물이라 처음부터 가까이 다가가면 경계합니다. 일정한 거리를 두고 말이 먼저 마음을 열 때까지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죠. 이 경험은 업무나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성급함보다 상대의 속도를 존중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어려운 과제 앞에서도 급하게 결론부터 내기보다 방향을 세우고 흐름을 유지하며 차분히 정리해 나가려고 합니다.
올해에는 인사지원 업무와 함께 현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AI 활용 교육도 맡게 되었는데요. 생소한 AI를 현장에 전달하는 일 역시 ‘말을 길들이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말들이 함께 달릴 때 무리의 흐름을 지켜주는 말이 있듯, 저 역시 동료들이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옆에서 흐름을 이어주는 역할을 해 나가고 싶습니다.
말(午)처럼 달리고, 말(言)로 다독이는 가족
주택설계팀 김태진 책임매니저
세 마리 말이 달려옵니다
주택설계팀에서 수주설계를 맡고 있는 김태진 책임매니저입니다. 지난해는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유난히 기억에 남는 해였는데요. 도시정비 수주 7년 연속 1위와 업계 최초 10조 클럽 달성이라는 성과에 더해, ‘둘째 딸’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저와 아내는 백마띠, 그리고 곧 태어날 둘째도 붉은 말띠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가족은 가만히 있기보다는 늘 다음을 향해 움직이는 쪽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참고로 첫째 딸 태리는 용띠인데요. 앞으로 달려 나아가는 말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랄까요. (웃음)
둘째의 태명은 ‘코짱이’입니다. 특별한 뜻을 붙이기보다는, 부르다 보니 정이 들어 자리 잡은 이름인데요. 이번 인터뷰 계기로, 말처럼 크게 숨 쉬고 씩씩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라는 의미도 살짝 얹어주고 싶습니다.
함께 달리는 연습, 가족이라는 이름의 팀
같은 말띠 부부인 아내와 저는 중요한 순간마다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결론에 도달하곤 합니다. 한 번 방향이 정해지면 실행까지도 빠른 편인데요. 그렇게 맞춰온 추진력과 호흡이 서로를 믿는 힘이 되어왔습니다.
아이를 기다리는 요즘은 자연스럽게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자주하게 됩니다. 무작정 앞서 가는 것보다, 자기만의 길을 찾고 흔들리더라도 결국 방향을 잃지 않는 삶. 아이들에게도 말로 가르치기보다, 그런 모습을 먼저 보여주고 싶습니다. 말은 혼자보다 함께 달릴 때 더 강하다고 하죠. 그래서 저희 가족도 누군가 앞서면 속도를 맞추고, 뒤처지면 자연스럽게 등을 밀어주며 함께 가고 싶습니다. 태어날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도 딱 하나입니다. “너는 너의 속도대로 가도 돼!”
‘삼말 가족’이 완성되면 네 식구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풍경을 하나씩 쌓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함께 지나고 있는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도 꼭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