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이터센터는 멈추지 않고 운영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건축물과는 다른 특수성을 지닙니다. 서버와 장비가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효율적인 냉방 시스템이 필수적이죠.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는 현대건설의 차별화된 시공 기술을 바탕으로 ‘무정전·무중단’이라는 데이터센터의 핵심 가치를 구현했습니다.

43개월간의 노력으로 탄생한 국내 최대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경기도 용인시 죽전에 자리한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가 오는 9월 말 준공을 앞두고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연면적 약 10만㎡, IT Load(IT 장비가 실제로 사용하는 전력) 64MW, 수전용량 100MW에 달합니다. 이는 약 16~20만 가구*가 동시에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는 전력으로,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입니다.
NH통합IT센터,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등 국내 최다 데이터센터 시공 실적을 보유한 현대건설은 이번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에서도 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발휘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이기 때문에 시공 현장 역시 최고 수준의 안정성과 치밀함이 요구되는데요. 현대건설은 초대형 전력 설비와 냉방 시스템을 정밀하게 시공하는 한편, 인근 지역과의 소음·안전 문제까지 고려했습니다. 이러한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도 현장은 PUE 1.3(에너지 효율 지표) 수준의 에너지 효율, 국제 TIER 3(국제 표준 안정성 등급) 등급 충족, 망중립형 구조 등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차질 없는 시공을 이어갔습니다.
*가구당 평균 실사용 전력 0.5~0.6kW 기준 환산
안정성과 확장성을 담은 공간 구성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2022년 2월, 첫 삽을 떴습니다. 현장은 토공사, 철골공사, 골조공사 등의 순으로 주요 공정을 진행했는데요. 2023년부터 골조와 내·외부 마감 공사를 동시에 진행하며 본격적으로 건물의 형태를 갖췄습니다.
2024년으로 접어들자 현장은 한층 더 정교해졌습니다. 전기·기계·통신 등 수많은 설비가 구석구석 채워지고, 배관과 케이블이 거대한 혈관처럼 건물 곳곳을 연결했습니다. 그 결과 A동은 2024년 12월 공사를 마무리하고, B동 역시 2025년 9월 말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내부 공간도 눈에 띕니다. 지하 3층은 냉동기, 쿨링타워, 펌프류 등을 설치해 서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을 식히는, 말 그대로 데이터센터의 심장부 역할을 합니다. 이 층에는 이중화 설계가 적용되어 어떤 변수에도 끊김 없는 운영을 보장합니다.
지하 2층에는 비상 발전기, 연료탱크, UPS(무정전 전원 장치, Uninterruptible Power Supply)가 자리해, 외부 전력이 차단되더라도 멈추지 않는 운영이 가능합니다. 지하 1층은 주차장과 운영 인력, 방문객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지상 1~4층에는 수천 대의 서버랙(Server Rack)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이렇게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는 초고속 네트워크, 정밀한 온·습도 제어, 첨단 소방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특수 건축물로, 항상 안정적인 데이터 처리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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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 3층 기계실 전경. 서버 냉수 저장용 대형 버퍼탱크(왼쪽), 냉수/냉각수 순환과 온도·압력 제어를 위한 각종 계장설비(밸브, 유량계 등)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
글로벌 스탠더드를 입증한 PUE 1.3과 TIER 3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는 국내 최대 규모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첨단 기술과 공법을 총동원한 글로벌 스탠더드의 집약체입니다. 현장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고효율 냉방 시스템과 최신 UPS, 손실을 최소화한 배전망이 빈틈없이 설치되었습니다. 그 결과 PUE 1.3이라는 업계 최고 수준의 수치가 구현되었습니다. 여기에 변전소에서 데이터센터까지 154kV 고압 전력을 지중선로로 직접 인입해 최대 100MW의 수전용량을 확보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과 견줄 만한 대용량 에너지 공급 신뢰성을 갖추고,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되는 끊김 없는 운영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 서버 등 IT 장비가 대거 설치되는 랙들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는 데이터홀(왼쪽), 154kV 초고압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변전설비(오른쪽) ]
안정성 확보는 더욱 치밀했습니다. 국제 표준 TIER 3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전기·기계·냉각 등 모든 핵심 인프라를 이중·삼중화했습니다. 이곳에서 만들어진 성과는 단순한 ‘수치’가 아닙니다. 에너지 효율과 운영 안정성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실현한 결과물이자,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글로벌 스탠더드의 신뢰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한다는 증거입니다.

버티는 힘, 데이터센터 구조의 비밀
데이터센터의 바닥과 건물 구조는 일반 건축물과 달리 특별합니다. 막대한 하중과 진동, 끊임없는 에너지 공급까지 모두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수많은 서버와 대형 전기 설비가 꼭 필요하고, 이 장비들은 근본적으로 고하중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용인 죽전 데이터센터는 일반 오피스 건물과 달리 1㎡당 최대 2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두꺼운 슬래브와 치밀한 보강 구조를 적용해 무게를 안정적으로 지탱했습니다. 또한 이중 바닥 설계를 도입해 장비 가동 중 발생하는 진동을 세밀하게 제어하고, 무거운 장비 반입에 대비해 임시 지지대와 전용 슬래브까지 마련해 초기 단계부터 ‘데이터센터다운 토대’를 구축했습니다.
[ 300톤 크레인 설치와 장비 이동을 위한 도면(가운데)과 무거운 장비 하중에 대응하는 영구 부재(TSC보) 및 바닥 보강 스케치 ]
이밖에 현대건설은 초중량 장비 하중을 견디기 위해 포스트텐션(Post-Tension) 구조 기술을 도입했습니다. 콘크리트 내부에 강선을 삽입한 뒤 당겨서 압축력을 주는 이 공법은 대형 서버랙, 발전기, 냉각 장비 등 무거운 설비가 동시에 작동해도 구조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단단하게 고정해 줍니다. 그 결과 용인 죽전 데이터센터의 심장부는 안정성을 잃지 않고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 (왼쪽부터) 포스트텐션 시공을 위해 강연선 자재를 검수하는 과정, 강연선을 구조물에 설치하는 모습(중간), 강연선을 잡아당겨 힘을 주는 긴장 작업. ]
정밀 시공과 반복 테스트, 완벽한 무정전의 시작
현장은 눈에 띄지 않는 세밀한 공정과 철저한 검증의 연속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수백 km의 배관과 케이블, 수많은 설비가 정교하게 얽힌 환경에서 수차례의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시뮬레이션을 통해 모든 장비와 배관이 서로 간섭 없이 제자리에 자리 잡도록 설계했습니다.

[ 건축/구조 BIM(왼쪽), 기계실 장비 계통도(오른쪽 상단), 기계실 배관 및 가대 (오른쪽 하단) ]
설계와 시공의 모든 과정에는 분야별 전문 품질관리 인력들이 현장을 순회하며, 공정별 체크리스트에 따라 정밀 시공과 점검을 체계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콘크리트 타설, 배관, 전기 공정에서는 미세한 오차까지 바로잡으며 완성도를 높여갔습니다. 또한, 실시간 품질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협력업체들과는 정기 워크숍과 품질 교육을 실시해 미세한 오류와 리스크도 사전에 방지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순간은 모든 장비가 설치를 마친 이후 펼쳐졌습니다. 기능 테스트(Function Test)로 개별 설비의 성능을 확인한 뒤 이어, 통합 기능 시험(Integrated Function Test)에서는 전력, 냉방, 네트워크 등 주요 시스템을 실제 운영과 똑같은 조건에서 동시에 작동시켰습니다. 서버가 뜨거운 열을 내보내면 냉각장치가 곧바로 반응하고, UPS가 한치의 흔들림 없이 전력을 공급하는지 꼼꼼히 검증했습니다.
이러한 결과 뒤에는 UPS와 비상 발전기, 배전반까지 모든 핵심 인프라를 이중화·삼중화로 설계해 한쪽이 멈출 때도 다른 라인이 즉시 역할을 대신하도록 한 ‘실전형 안전장치’가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운전 과정에서는 실제 일부 라인을 의도적으로 차단하는 강도 높은 시험도 진행해 어떤 장애 상황에서도 데이터 흐름이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운영 체계를 확보했습니다.
모두의 힘이 모여, 위기를 넘고 새로운 기준을 세우다
43개월간의 대장정 동안 현장에서는 다양한 변수와 도전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신축 공사 부지에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매립 폐기물이 발견되어, 철거와 폐기물 선별 및 처리를 병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건립 반대 등 사업성 민원과 인근 고등학교의 시험 기간에는 소음 문제까지 겹치며, 최초 준공 기한이었던 2024년 8월 30일을 맞추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모두가 어렵다고 판단하던 상황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었습니다. 2024년 8월 22일 글로벌 CSP가 5개 층 추가 입주를 최종 결정하면서 15개월의 공기 연장과 3,215억 원(VAT 별도) 공사비 증액을 포함하는 변경계약이 체결되었고, 이로써 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이후에도 또 한 번 큰 도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글로벌 입주사의 국내 기준을 뛰어넘는 엄격한 요청 사항과 높은 수준의 커미셔닝 테스트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은 2024년 12월 30일 A동 부분 준공을 성공적으로 이뤄내 대주단을 비롯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켰고, 프로젝트의 신뢰성과 실행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처럼 예측 불가한 변수와 도전 속에서도 현장 전 직원들은 협력사 및 발주처와 긴밀히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갔습니다. 특히 갑작스럽게 늘어난 공정과 글로벌 CSP만의 특수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모든 부서와 파트너가 한마음으로 신속하게 설계 변경을 반영해 일정 지연을 최소화했습니다. 이 경험은 협업과 팀워크의 가치를 다시 한번 깊이 새기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제 현장은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의 하태호 현장소장은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는 그동안 현대건설이 수많은 데이터센터를 시공하며 쌓은 기술적 경험과 운영 노하우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센터 사업, 나아가 미래 디지털 인프라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이름을 더욱 빛내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길 기대한다”고 준공 소감을 전했습니다.
